2016년,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시간을 찿아  경기 수원시 소재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회장 김기호를 만나봤다. 장애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2017년도의 계획과 지나온시간을 거슬러 이야기를 들었봤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는 많은분야의 사업을 해 왔는데 금년도 평가를 하신다면?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국내외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중앙 및 지방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지방세로 연명하는 경기도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도민을 위한 정책 시행에 다소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예측해 봅니다.

그러나 상황이 이러한 때일수록 장애인복지서비스를 비롯한 장애인복지정책의 후퇴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체감 상 경제가 어려워질 때 사회약자, 특히 장애인은 일반 비장애인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삶의 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정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협회는 장애인 체육사업을 비롯한 장애인민원상담 사업, 편의증진사업, 장애인식개선 사업 등을 주력해 왔습니다. 장애인의 고충을 듣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하기 위한 노력, 장애인의 인식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 장애인권의 최전선이 되는 편의시설설치촉진을 위한 노력 등, 다양한 많은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더불어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산하 31개 시․군지회를 대상으로 교육사업에 집중하였는데, 지회장 대상 ‘단체장 리더쉽 양성과정’을 비롯하여 종사자 직무교육, 상담원 양성교육 등 단체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사업들의 성과는 당장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며, 예산 등 경기도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장애인의 욕구에 걸맞는 새로운 사업들을 개발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더욱 소통할 것입니다.

-지난달 12월 한국복지대학교와 산학협력 mou 체결을 하였는데 의미와 기대는?

장애인복지의 꽃은 장애인일자리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없는 삶은 비장애인에게도 끔찍한 삶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인간에게 일은 경제적인 부분 뿐 아니라 주어진 삶에 생기와 보람을 가져다줍니다. 이런 의미에서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더욱 중요합니다. 장애인은 생산성이 낮거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시장형 일자리에 진입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기도나 지자체도 복지일자리 형태로 장애인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우리 협회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15년간 개최한 실적을 토대로 장애인택시운전원양성사업을 시작하여 올해 34명을 취업시키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나아가 더 많은 장애인 적합 직종을 개발하여 바리스타 등 한 쪽으로 치우친 장애인일자리 사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쓰고, 또한, 여러 기관과의 협약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너지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장애인 중에 기초수급비를 받아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 정부는 장애인 취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막상 취업하여 100만원도 안되는 월급이라도 받으면 기초수급비를 중단한다. 그래서 장애인은 일을 포기하고 의료비 혜택이 있는 기초수급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정책에 대해서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우리 협회를 비롯하여 장애인복지 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 왔던 사항입니다. 생산적 복지를 말하던 시대에 생긴 정책의 오류가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의료급여는 그대로 두고 생활보장급여의 차등지원 등 제도를 개선해서 장애인이 일자리를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4월부터 복지관 운영에 관한 시위가 있었다. 종교계의 복지관 운영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몇가지 매뉴얼화된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은 대표적인 장애인 이용시설입니다. 장애인시설의 수탁문제는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 중 하나인데, 첫째, 지자체장과의 정치적 유착에 의한 수탁기관 선정논란이 그것이고, 두 번째는 종교법인의 수탁독점화의 심화입니다. 최근 자료로만 보아도 6-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지자체는 대놓고 종교법인을 수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행정 편의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이는 장애인복지 전달체계를 장애인당사자에 의하지 않는다는 철학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작년 화성시 장애인복지관의 경우, 모 종교법인 관계자가 장애인단체가 상주하게 될 장애인지원센가 병립하여 건축될 경우 수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장애인당사자에 대한 기존 종교법인의 생래적인 거부감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일부 장애인당사자 단체는 장애인복지관 등 시설운영 경험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당사자이므로 이용자들과의 정서적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장애직원 채용 비율이 종교법인 등의 채용률보다 2-3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또한, 장애인당사자 단체의 시설운영 경험은 이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시켜 앞으로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정책을 수립하는데 더욱 큰 역할을 하게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사자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역량강화 제공의 개념입니다.

지자체는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기관 수탁시 수탁선정에 대한 지표를 장애인당사자 친화적인 지표로 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당사자가 지역내 이용시설 등의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서 이용시설 등이 장애인권감수성에 걸맞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체질개선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나 2017년을 바라보는 심경은?

우리 협회가 2016년 한 해 달성한 성과의 파급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장애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가 바라볼 곳은 51만2천 경기도 장애인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경기도 장애인의 권익신장을 위한 길이 될 것입니다.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는 부지런한 닭의 기운을 빌어 희망을 알리고 세상을 일깨우는 길에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가 앞장 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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