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17년 새해 아침의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모든 장애인 가족의 가정에 건강과 영위하시는 모든 일이 형통하시기를 삼가 기원합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창립 30년을 보내고 새해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30년 역사를 써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30년 역사를 돌아보니 장애인 운동을 펼친 1세대가 이룬 업적이 실로 대단하고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감당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현재의 장애인계의 모습과 위상이 세워지게 된 배경에는 그동안 장애인 운동의 제단위에 뿌려진 수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천대와 멸시 받던 시선을 향해서 저항하며 투쟁하고 심지어 죽음의 희생을 통해서 이 자리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법과 제도가 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장애인을 불쌍하게 보고 자선을 베풀어주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아 보입니다. 때문에 장애인을 대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우리사회 속에는 장애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의 벽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담겨 있는 이질감(異質感)이 사라지는 그 시점이 바로 장애인 복지의 완성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빙공영사(憑公營私)’라는 사자성어의 뜻을 살펴보았습니다. 공공(公共)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利益)을 꾀한다는 말입니다.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라고 봅니다. 공공의 목적에 앞서 사사로운 감정이나 이권 개입이 가져온 심각한 폐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회적 비용의 손실을 떠나서 이념과 정체성 등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뼈아픈 현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장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제가 회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우리협회는 ‘클린(clean) 지장협’을 앞세웠고 지금까지 그 원칙을 변함없이 견지(堅持)하였습니다. 이는 중요한 덕목으로 이 시대의 우리사회를 향한 외침이기도 합니다. 먼저 우리는 장애인 운동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공공의 목적에만 충실할 것을 선포해야 합니다. 공공의 목적에 앞서 사사로운 감정이나 이권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존립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 협회는 외형과 명분, 체면은 충분히 세워왔다고 봅니다. 지장협의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면서 겉치레와 형식을 벗어던지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제는 옛 모습을 벗고 새로운 장애인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제는 ‘정신개혁운동’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기꺼이 들판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을 존중하는 문화를 세워야합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도록 장애인들이 먼저 앞장서줄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주장하고 선택하는 것은 무조건 옳다”고 인정받는 새로운 기풍을 우리사회에 전파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선 강조해야 할 점은 ‘철저한 봉사자의 자세’입니다. 주어진 자리나 지키는 모습은 철저히 배척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열악하고 어려운 우리의 동료들을 위해 지금까지 일해 왔습니다. 이들을 섬기고 받드는 모습이 하루하루 쌓여갈 때면 언젠가 그 열 매가 달리고 이 같은 노력이 우리사회에서 재평가될 시점이 곧 다가올 것입니다.

전국의 장애인 가족 여러분!

우리함께 새로운 정신문화를 창달하는 일에 앞장서서 힘써 달려갑시다.

감사합니다.

2017년 새해 아침에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 광 환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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